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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사는 이야기

진정한 휴식과 힐링을 위한 고즈넉한 시간, 연천군 군남면 미라클 타운 내 세라비 한옥 카페

by jeff's spot story 2024. 8. 28.

연천과 포천이 가깝다고는 하지만 사실 연천에 갈일이 별로 많지는 않다. 국회의원 선거구가 같았던 몇 년 전만 해도 정치인들은 연천을 제집 다니듯 왔다 갔다 하면서 소식을 전했다. 하지만 이젠 선거구도 가평과 포천이 하나가 되면서 연천은 더 갈일이 없어진 듯 하다. 그래도 심정적으로 연천은 이웃지역이라는 강한 유대감이 남아 있긴 하다. 창수나 영중에서 보면 아직도 포천시내로 나오는 것보다 전곡으로 가는 사람이 더 많기도 하다. 그런 연천의 북쪽에 해당하는 군남면이라는 아주 한적한 지역에 미라클 타운이라는 일종의 리조트가 있다. 

 

포천시청을 기준으로 보면 거의 한 시간 가까이 걸리는 꽤나 먼 곳이긴 하다. 미라클 타운은 연천군에서 조성한 리조트 비슷한 시설로 숙박과 먹을거리 그리고 이날 우리가 방문한 카페가 있다. 날이 덥기도 하고, 거리도 있고 하여 카페를 간다는 생각보다는 어디 여행이라도 가는 기분으로 이곳을 찾았다. 연천도 워낙 넓은 지역이다 보니 우리가 식사를 한 연천군의 초입에서 여기까지도 30분 가까이 온 것 같다. 미라클 타운 안에 있는 세라비 한옥 카페는 말 그대로 한옥 그 자체이다. 영업방식도 특이한데 주문하여 받은 음료를 들고 손님이 원하는 작은 한옥방으로 직접 가지고 가서 먹는 방식이다. 

 

따로 직원들이 서빙하는 홀이 없기 때문에 손님들은 알아서 본인이 먹을 자리를 찾아야 한다. 그런 방식이라면 이곳의 음료 가격은 결코 싼것이 아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이 무려 8,000원이다. 왠만한 고급 카페들은 비슷한 가격대라 하지만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치고는 꽤나 가격이 나가는 편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만큼 다른 곳에선 경험하기 힘든 것들이 있긴 하다. 일단 고즈넉한 한옥을 맘껏 감상하면서 과거의 양반이 된 듯한 기분에 듬뿍 빠질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한 체험이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족욕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 

 

족욕방이 크진 않기 때문에 가을이나 겨울엔 아마도 사람들로 붐빌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더운 계절이고, 평일이라 그런지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족욕방에서 밖을 내다 보면 이것도 참 쉽게 경험하기 힘든 특이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넓은 마당과 여기 저기 흩어져 지어진 한옥들이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여기가 카페인지 아는 사람네 집인지 아니면 영화의 세트장인지 헛갈릴 지경이다. 사람들은 이 먼곳까지 어떻게들 알고 오는지 신기하다. 요즘은 제대로만 만들어 놓으면 거리가 아무리 멀어도 사람들이 몰린다던데 그말이 맞는 것 같다. 

 

뜨끈한 족욕을 하면서 마시는 시원한 아메리카노는 별미 중에 별미다. 가격의 부담을 덜어 버릴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다. 문득 나오면서 '포천에도 이런 비슷한 공간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딱이 없는 것 같다. 우리도 한다고 하고 있지만 이런 면에서 부족한 것이 사실인듯 하다. 자원이 한정적이고 지역적으로 유리할 것이 없이 비슷한 처지인 우리나 연천이나 가평이나 살아 남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런데 누가 어떻게 기획하여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 결과는 많이 차이가 나는 법이다. 과연 우린 어떻게 해야 미래 포천이 살아 남고, 또 발전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꼭 힐링하는 곳에서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