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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행복한 곳...

집에서 엄마가 차려 준 것 같은 밥상으로 먹는 점심, 포천시 포천동 엄마의 밥상

by jeff's spot story 2024. 3. 30.

포천동 호병골은 맛있는 식당들이 여기 저기 많이 포진한 곳이다. 차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라 해도 될만한 곳에 과거 추어탕집이 있었다. 그 때는 아마도 서울추어탕이란 상호였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날 내부 공사를 한다고 하여 아마도 새롭게 단장하고 다시 장사를 하려나 보다 했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완전히 다른 집이 되었다. 추어탕집일때도 점심 장사만 하던 곳이라 아는 사람만 가는 맛집이었다. 하지만 주인이 바뀐 것인지 이젠 한식부페 집이 되었다. 

 

예전 추어탕집의 인테리어에서 크게 바뀐 것은 없었다. 하지만 뭔가 깔끔해진 느낌도 있었다. 가게 입구부터 한식부페라는 식당 이미지와 맞게 여러 반찬들이 보였다. 한식부페라고는 하지만 그냥 집에서 맘편하게 먹는 그런 느낌의 식당이었다. 라면은 손님이 알아서 끓여 먹는 방식인데 몇 개를 먹던지 알아서 하는 것이다. 라면 옆에는 계란이 있는데 이것도 후라이를 몇 개 먹든 손님이 알아서 하는 것이다. 양 많은 사람들에겐 혜자스러운 집이다. 그리고 그 옆엔 쌀밥, 흑미밥, 잡곡밥 등이 있다. 그리고 기본 찬들이 있다. 영락없이 늘 먹던 익숙하고, 편안한 반찬들이다. 

 

가격은 성인 기준 10,000원이다.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가장 합리적인 선이다. 주인장은 손님이 많지 않을 때 직접 라면도 끓여주고, 계란후라이도 해준다. 집밥처럼 맘을 써주는 것이다. 한식부페의 가장 큰 단점은 음식이 만든지 시간이 지난 상태라 다 식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여기선 반찬을 많이 해놓지 않는 것 같았다. 그 때 그 때 내어주는 반찬이 가장 맛난 것 아니겠는가? 우린 각자 취향에 맞게 반찬과 밥을 떠 왔다. 이날 국은 된장 무국이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사실 이 국에 김치 하나면 밥은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손님들은 아무래도 많은 양을 먹는 아재들이 주였다. 밥심으로 먹고 산다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좋아할 만한 식당이었다. 반찬은 간이 세지 않아 이집의 상호처럼 엄마의 밥상이 생각났다. 이런 밥이면 오후에도 든든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한식부페가 여기 저기 있지만 조금씩 분위기가 다른데 여긴 뭐랄까... 그냥 집밥 같다는 표현이 가장 잘 맞는 곳 같다. 어찌보면 식당에 온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집에서 한 끼 먹는 기분이다. 편하고, 자연스럽고... 이날은 닭갈비도 있었는데 그러고 보면 반찬도 알차게 잘 구성되어 있는 편이다. 

 

너무나 좋아하는 알배추를 시작으로 메추리알 조림과 무국을 번갈아 먹었다. 기본반찬은 너무나 익숙하게 먹던 것이라 참 편안했다. 완연한 봄날씨인 이날 가게 문은 활짝 열려 있었고, 우린 싱그러운 햇쌀을 받으며 그렇게 맛있는 밥을 먹었다. 과거 추어탕집일 때도 여기 오면 식당 마당에서 시간을 좀 보내다 가곤 했는데, 이날도 주변의 경관을 잠시 바라보면 여기도 이렇게 변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호병골은 역시 맛집이 많다. 경치도 좋다. 그리고 어릴적 단골로 소풍을 갔을만큼 아름다운 왕방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