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하게 사는 이야기

초보자도 쉽게 사격의 타격감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클레이 사격장, 충북 단양 클레이 사격장

by jeff's spot story 2024. 3. 10.

이번 여행에서 단양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이곳 클레이 사격장 때문이었다. 예전에 태릉 사격장에서 선수들이 쏘는 모습은 몇 번 본적이 있지만 한 번도 쏴본적이 없었기에 꼭 가서 사격을 하고 싶었다. 수도권에 이런 사격장이 있으면 좋겠지만 불행하게도 아무리 검색을 해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니 목 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고 내가 직접 가 볼 수밖에 없다. 단양까지의 거리는 250km 정도이고 시간상 세 시간이면 충분히 오기 때문에 큰 무리없는 여행으로 딱 맞는 곳이었다. 네비게이션으로 이곳을 찾아 가는데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이상한 길로 안내하길래 가면서 혹 없어진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했었다. 나중에 보니 우리가 온 길은 뒷길이었고, 앞쪽으로 넓은 길이 있어 거기엔 안내 표지판이 있었다. 


산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사격장은 무척 호젓한 위치에 있었다. 정말 사격하기에 최적의 장소 인 것 같았다. 클레이 사격에 대하여 잘 모르지만 진흙으로 만든 접시를 날리고 그것을 산탄총으로 쏘아 맞추는 것이라는 정도는 알고 있다. 가끔 TV에서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보면 다른 방향에서 두 개의 접시를 날려 총 두 방으로 그것을 모두 맞춰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초보자고, 정말 문외한 이다 보니 그냥 한 번에 접시 하나씩만 날리고 한 방 씩 총을 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15발을 쏘는데 20,000원 이면 그리 비싸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산탄총알을 받아 들고, 조끼를 입은 다음에 사대로 내려가 쏘는 요령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뭐든지 숙달된 조교의 시범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처음 들어 보는 산탄총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3.5kg 인가 그렇다고 했는데 느낌상으로는 한 5kg은 되는 것 같았다. 하긴 이렇게 쇠가 든든해야 그 엄청난 화력의 산탄총탄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무거운 총을 든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일단 운동이 되는 것 같았다. 아 이래서 사격도 올림픽에 한 종목으로 들어 있나보다. 멀리 보이는 언덕쪽으로 접시가 날아 가고 요령을 설명해 주는 직원 말로는 총이 접시를 따라 가야지 미리 가 있으면 잘 맞지 않는다고 했다. 이게 뭔 소리인가 했는데 한 10발 정도 쏘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산탄총알의 위력도 대단한 것이었다. 어찌나 뒤로 오는 반발력이 크던지 아직도 어깨가 뻐근할 지경이다. 그리고 산탄총이라 잘 맞을 줄 알았는데 왜 그리 안 맞던지 쩝 정말 머쓱해 지는 순간이었다. 


내 나이 대의 사람들이 그렇듯 M16부터 K2 소총에 카빈 등등 여러 소총들을 많이 쏴보았지만 이 총에 제일 안 맞는 것 같았다. 옆에서 갈구는 중대장이나 조교가 없어서 그런가? 암튼 총을 쏘고 싶다는 내 욕구는 완전하게 채워졌다. 여기 오기 전까지만 해도 뭐 대단한 일이라고 총 쏘러 이 먼 길을 오나 싶었는데 막상 와서 탁 트인 언덕에 산탄총을 쏘고 났더니 정말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사실 15발을 더 쏘고 싶었지만 힘도 들고, 어깨도 너무 아파서 더 할 순 없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와서 좀 더 많이 맞춰야지... 15발 중에 겨우 5개만 맞추고 돌아가려니 영 체면이 말이 아니다. 하지만 어쨌든 재미있고, 즐거웠다. 단양엔 참 볼거리도 갈곳도 많다. 부럽다. 우리도 이런 관광 자원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올 해 가기 전에 동생들과 함께 와서 내기 사격이라도 해야겠다. 

https://youtu.be/9wPlFKRnk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