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설렁탕이라는 체인점은 전국적으로 여기 저기 많이 있다. 소흘읍에는 몇 달 전 문을 열었다. 설렁탕이라는 음식이 주는 왠지 모를 편안한 느낌과 전국적으로 유명한 체인점이라는 것이 더해져 한 번은 여길 와봐야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연이 없었다. 그러다 이날은 아예 작정하고 찾아 나섰다. 워낙 이런 국물을 좋아하는 까닭에 설렁탕이나 돼지국밥이나 순대국이나 할 것 없이 다 좋아하기는 한다. 그렇지만 역시 한국 사람들의 원초적인 국물은 설렁탕이 아닐까 한다.
원래 이 자리는 햄버거 가게가 있었다. 그 가게는 커피집을 함께 했는데 그래서 면적이 꽤나 넓었다. 그런데 막상 설렁탕 집으로 바뀐 뒤 와보니 예전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완전히 새로운 가게로 바뀐 셈이다. 하긴 햄버거와 설렁탕은 가게 분위기나 주방이나 비슷한 구석이 거의 없는 아이템들이다. 이렇게 바꾸느라 돈이 많이 들어 갔을 것이다. 신선설렁탕이란 상호 때문인지 이집의 국물맛 때문인지 밖에 볼 때는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지 않았지만 막상 들어와 보니 손님들이 제법 많았다.
우리는 사골국물에 이집만의 레시피로 뭔가를 더 첨가 했다는 시그니쳐 설렁탕과 순 사골국을 주문했다. 종업원의 설명대로라면 설렁탕은 우리가 아는 그 설렁탕에 이집만의 노하우로 견과류나 조미료 같은 맛을 살리는 첨가물을 넣었다는 것이고, 순사골국은 그냥 사골만 고아 낸 것이란 말이다. 과연 두 국물은 나온 다음에 맛을 보니 확연히 달랐다. 설렁탕은 사골국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맛있다며 숟가락 질을 하게 만드는 맛이었고, 순사골국은 사골 본연의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그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당연히 순사골국이 더 좋았다. 거기에 파를 넣고, 깍뚜기 국물을 넣고, 후추가루를 뿌린 후 밥을 말았다. 이집의 특징은 설렁탕에 소면을 넣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조금 아쉬웠다. 설렁탕에 들어가는 소면은 밥을 말아 먹을 때 숟가락에 딸려 올라는 맛이 그만인데 그런 재미가 없는 것이다. 소면 자체의 맛도 좋지만 밥을 말아 김치나 깍뚜기를 얹어 함께 먹을 때 맛의 상승작용이 일어나는데 말이다. 소면은 없지만 그래도 만족스러웠다. 밥을 말아 먹는 국물이 이렇게 진하면 고마운 생각도 든다.
양지로 보이는 소고기도 튼실하게 많이 들어 있었다. 이런 국물을 참 좋아한다. 여기는 밥이나 국수나 뭐든 넣기만해도 참 맛이 좋다. 어릴 때는 몰랐던 국물 사랑이 여기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순간이다. 국물이 염분을 너무 많이 먹게 되기 때문에 건강에는 안 좋다 하지만 한국 사람이라면 이런 진한 국물의 유혹을 피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고기와 국물, 밥을 함께 먹다보니 어느덧 그릇의 바닥을 보게 된다. 이러면 참 잘 한 한 끼 식사가 되는 것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맛을 원한다면 이집의 한 그릇 괜찮을 선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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