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시 체육관로, 행정구역으로 보면 수택동에 볼일이 있어 오전에 가게 되었다. 구리시는 고속도로를 통해 지나간 적이 많지만 시내에 들어가 일을 본적은 거의 없다. 이번에 두 번씩이나 같은 장소를 오게 된 것이다. 오기 전에는 몰랐는데 수택동 행정복지센터 부근에는 학원이 많고,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 먹자골목이 형성되어 있다. 저녁엔 더 많은 사람들이 온다는데 이날은 낮부터 꽤나 많은 사람들이 거리에 있었다. 과연 구리시도 작은 면적에 사람들이 집약적으로 있다보니 인구밀도는 높은 것 같다. 우리가 이날의 점심메뉴로 선택한 것은 중국음식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장소는 '짬뽕홀릭'이라는 중국집이었다. 체인점 같지는 않은데 상호가 참 이색적이다. 가게 이름만 봐서는 반드시 짬뽕을 먹어야만 할 거 같은데 의외로 손님 중에 짬뽕을 먹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중국집에 오면 거의 늘 간짜장을 주문하는데 이상하게도 이집엔 간짜장이라는 메뉴가 없었다. 역시 짬뽕 전문점이라 짜장쪽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일까? 그런데 함께 간 일행의 말로는 메뉴판에는 없지만 간짜장을 팔기는 한단다. 거 참 이상한 일이네... 자신이 파는 음식을 메뉴에 쓰지 않다니~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 뭐 이런 정신일까? '내가 파는 메뉴를 그들에게 알리지 마라~"
아무튼 그래서 간짜장을 주문했는데 일하는 사람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메뉴에도 없는 간짜장 주문을 받아 주었다. 숨은 메뉴인 셈이다. 짬뽕 홀릭에 와서 메뉴에도 없는 간짜장을 먹다니 이날은 뭔가 술술 풀리는 날인가 보다. 크지 않은 실내이지만 아주 깔끔했다. 중국집이라기 보다는 분식집 같은 분위기였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현장에서 일하다 온 것 같은 아재들이 많았다. 아재들이 많다는 것은 가성비가 좋고, 양도 적당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보통의 다른 집들과 달리 여긴 간짜장 소스가 한꺼번에 담겨져 나왔다. 우린 간짜장 두 개를 주문했는데 말이다. 이러면 두 개의 그릇에 짜장이 담겨져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노르스름한 면발이 먹을직스럽고, 적지 않은 적당한 양이라 보기만 해도 흐뭇했다. 이런 점심이야 말로 한국 사람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평범한 서민들의 아이템일 것이다. 하루에 점심으로 짜장면을 먹는 사람이 대략 전국적으로 100만 명 정도 된다니 대단한 양이다. 우리처럼 이렇게 짜장면을 받고 비비기 전의 흥분을 가진 사람이 전국에 그렇게나 많다고 생각하면 커다란 대가족의 식사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대한민국이란 커다란 가정의 식구들이 맞지 않을까... 간짜장의 생명은 갖 볶은 것 같은 느낌의 짜장양념이다. 이집은 유니짜장처럼 잘게 자른 재료가 특징이다.
짜장면의 달달함은 단 것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반가운 맛이다. 사실 짜장면이 달지 않으면 우리가 아는 그 짜장면은 아닐 것이다. 적당한 기름기와 달달함, 구수한 춘장의 맛과 잘 볶아진 야채의 조화들이 모두 한 그릇의 짜장면 안에 들어있다. 잘 비빈 짜장면 첫 젖가락을 먹을 때는 흥분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힘들다. 이날이 잔칫날이요, 축제일이다. 그렇게 축제같은 점심 식사를 하고 오후에 우린 또 힘내서 일을 했다. 점심에 무엇을 먹었냐고 묻는다면 짜장면 먹은 날은 더 힘주어 말하는 것 같다. 낮에 간짜장을 맛나게 먹었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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